***<감동이 있는 글> 꽃 봉우리가 핀다. ***

아베베 비킬라 (Abebe Bikila).
1932년 에티오피아의 해발 3,000m
고지대에서 태어난 아베베는 초원에서
소를 몰며 심장과 다리 근육을 키웠다.

황제를 호위하던 친위대 하사관으로
근무하던 중 골절상으로 출전이 어렵게 된
동료를 대신해 1960년 9월 10일
로마올림픽에 참가했고 맞는 신발이 없어
맨발로 42.195km를 달렸다.

생애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아베베는
맨발로 달려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땄다. 이는 에티오피아
사상 처음이자 아프리카 출신 선수로도
처음 딴 금메달이었다.

출발선에 선 69명의 선수들 중 무명의
아프리카 선수인 아베베를 주목하는
관중과 언론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는 마의 20분 벽을 깨고
2시간 15분 16초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점을 통과했다.

아프리카 흑인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흑인은 결코 장거리를 달릴 수 없다' 던
전문가들의 편견을 한 방에 날렸다.

1935년 자신의 조국 에티오피아를 침공했던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올린 쾌거였기에
검은 대륙의 환호는 더욱 컸다.

4년 뒤, 그는 도쿄 올림픽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맹장 수술을 받게 되었다. 사람들은 아베베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달 사이에 치료를 마치고 마라톤 구간을
뛰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베베는 출전을 했고, 놀랍게도
또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사상 마라톤 2연패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올림픽 개최국 일본은 수술을 받은
아베베가 금메달을 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처 에티오피아
국가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
일본 국가를 연주했다고 한다.

1969년 맨발의 영웅에게 불행이 찾아온다.
에티오피아 황제가 하사했던 폴크스바겐을
타고 가다 빗길에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됐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이듬해 휠체어를 탄 채 양궁을 들고
노르웨이에서 개최된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해 다시 금메달을 따내며 인간 승리의
감동을 보여줬다.

시상대에 서서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게는 두 팔이 있다" 고 외치던
그의 모습은 전 세계의 팬들에게
깊은 감동과 눈물을 남겼다.

올림픽을 2연패한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
1973년 10월 25일 교통사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4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장례식장에는 6만 5,000여 명의 조문객들이
몰려와 그의 도전 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기렸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성 요셉 공동묘지에 묻힌 그의 무덤 양쪽에는
올림픽 우승 장면을 묘사한 두 개의 동상이 서 있다.
60년 맨발로 달리던 로마올림픽과
64년 신발을 신은 도쿄올림픽 때의 모습이다.

에티오피아 말로 '꽃 봉우리가 핀다.' 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아베베 비킬라.
이름의 뜻처럼 그는 긍정적 사고와
강인한 의지를 지닌 영웅으로
영원히 기억 속에 피어나고 있다

“나는 다만 달릴 뿐이다.
나는 남과 경쟁해 이기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언제나 생각한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렸을 때,
그것은 승리로 연결되었다.” - 아베베 비킬라 -